Q : 제 남편은 제가 조금이라도 반응을 늦게 보이면 날 무시하냐며 불같이 화를 내요. 어느 날 남편이 말하는데 7살짜리 아들이 딴짓을 하자 분을 참지 못하여 아이를 심하게 때렸어요. 직장에서는 잘하고 관계도 좋은 편인데 유독 가족에게 여유가 없어요. 생일이나 기념일 때도 기분 좋게 외식을 갔다가 뭐에 걸렸는지 심하게 화를 내서 좋은 날 망쳐버린 적이 있어요. 내가 딴 생각에 빠져서 남편 말에 대답이 늦자 그길로 차를 돌려 버려서 가족 여행을 망친 적이 있어요. 남편이 왜 이렇게 돌변하는 건가요?
A : 무시를 받으면 누구나 속이 상합니다.
어떤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무시하면 보복 공격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끝까지 따지고 화를 내고 자신의 명예를 되찾겠다고 반응을 보여서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화를 내는 정도는 개인차가 크게 납니다. 웬만한 일로는 상처받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아주 사소한 일에도 무시를 당했다며 크게 흥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배우자가 하는 특정 말, 행동, 말투, 표정에 버럭 화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을 느낍니다.
극도의 예민한 반응은 과거 중요한 사람과의 경험과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보였던 반복적인 거부행동이 저장되어 있다가 현재 유사한 상황에서 재현됩니다.
제가 상담을 했던 남편은 자신이 말을 하는데 아내가 하품을 하면 격하게 화를 폭발하였습니다. 또 어느 부인은 자신이 이야기 하는 중에 남편이 게임을 하자 컴퓨터를 집어 던져 박살을 낸 적이 있습니다. 이어진 상담을 통해서 이들의 격한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과거에 자신이 얘기할 때 아버지가 하품하며 귀찮아하는 표정을 자주 보였다고 합니다. 부인은 과거 이성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들으며 컴퓨터 게임에 몰두해서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과거의 경험이 지금 비슷한 태도를 보이는 배우자에게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사건이 부부 관계를 순식간에 갈등으로 몰아가는 것을 정서 중심적 부부치료의 창시자인 수전 존슨교수는 ‘원상처(Raw Spot)’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친밀감에 대한 욕구가 무시되고 거부를 당해서 생겨납니다. 원상처가 자극받았음을 암시하는 특징적인 반응이 있습니다.
먼저 감정의 흐름이 순식간에 변합니다.
결혼기념일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행복한 시간을 갖던 부부에게 사소한 사건이 벌어져 순식간에 분위기는 어색해 집니다.
두 번째는 공격의 강도가 부적절하고 예측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엄청 흥분하여 분을 삭히지 못합니다.
제가 아는 후배 정신과 여의사는 원상처를 남편이 자신의 ‘버럭 단추’를 누른다고 표현했습니다. 남편의 특정 태도에 자신이 ‘버럭’ 화를 낸다는 것입니다.
원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부부는 모릅니다. 그래서 이에 자극 받은 사람도, 당하는 배우자도 고통을 겪습니다.
원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을 인식하여 배우자와 나누는 것입니다.
상대 배우자가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취하면 격한 반응은 점차 사라집니다.
최근에 자신 혹은 배우자가 사소한 말과 행동에 지극히 예민하여 부부 관계가 곤란을 겪었다면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배우자와 나눠봅시다.
그러면 부정적이던 부부관계가 긍정적으로 회복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Q 결혼 20년 동안 처절하게 싸우다가 상담을 통해서 회복되었습니다. 그런데 두렵네요. 이전의 깜깜한 터널 속으로 되들어가고 싶지 않은데, 다시 남편과 갈등하여 우울증을 앓고 죽고 싶은 마음이 찾아올까 두렵습니다. 지금 이 행복한 시간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 이혼을 결심하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부부 상담에 문을 두드렸을 때 무척 고통스러워했던 두 분을 기억합니다.
아버지학교를 마친 후 가정이 조금은 변화되었지만 부부 관계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었지요?
하지만 부부 상담에 용기를 내어 참석하고 연애시절보다 더 친밀감을 느낀다고 하여 주위에서 부러워한다고 말할 때는 저도 덩달아 행복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부 불화가 오래 지속되면 빠져 나오기 힘들어서 차라리 갈라서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배우자의 잘못이 훨씬 크다는 생각이 강해져서 배우자를 고치려고 합니다.
결국 서로 배우자가 변화되기를 바랄 뿐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여 관계는 점차 악화되고 말지요. 그래서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전문가들 조차 부부불화는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부부치료를 통해서 회복된 부부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두려움이 하나 있습니다. 두 분처럼 다시 이전의 갈등 상황으로 되돌아 갈 것에 대한 염려를 많이 합니다.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두 분 역시 연애시절 보다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데 심각했던 그때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싫은 까닭이겠지요?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부부불화의 고리가 강력하듯이 역경을 이겨낸 부부의 결속력도 강력합니다.
처음 만나서 한 눈에 빠지게 만들었던 콩깍지는 호르몬의 분비에 의한 맹목적인 사랑으로 표현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마약성분처럼 기분을 흥분하게 만들어 서로를 끌리게 만든 콩깍지는 어쩌면 의지적 노력이 없어도 두 사람을 강하게 결합시켜 줍니다. 연애의 감정, 즉 콩깍지는 길어도 3년 간다고 밝혀졌습니다. 결혼하고 나면 반드시 벗겨지고 갈등을 겪게 됩니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처럼 그 때의 사랑이 사라지면 더 강하게 그때의 기분을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콩깍지를 대신한 갈등이 두 사람 사이에 둥지를 틀어 행복은 물 건너갔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됩니다. 두 분도 그런 갈등을 겪다가 용기를 내어 부부치료를 하게 되었지요.
연애시절에 경험한 콩깍지는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이제 두 분은 심각한 갈등을 겪고 다시 사랑을 회복하셨습니다. 두 사람이 의지적으로 노력하여 결실을 맺은 강한 결합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부의 사랑입니다. 고난을 극복하여 노력하여 얻은 사랑이라 그 가치와 깊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갈등이 찾아와도 이제는 친밀감의 중요성을 알고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기에 갈등 상황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두 분은 이제 필요할 때는 도움을 쉽게 청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부부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개방하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갈등만 키워갔던 두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가족 갈등을 담장 안에 가두고 사는 것이 갈등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단지 새롭게 회복한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먼저 부부 싸움이 다시 발생하더라도 실패라는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부부 싸움은 함께 사는 동안 언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부부싸움은 배우자와 친밀해지고 싶은 마음이 좌절되었을 때 일어납니다.
즉 더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싸우게 됩니다.
두 번째로 작은 일에 감사하다는 표현을 아끼지 마십시오. 그리고 매일 포옹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배우자가 말을 할 때 비난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용기 있게 맞서서 경청해 주십시오. 역경을 함께 이겨낸 부부는 강합니다.
두 분이 함께 만든 사랑도 강합니다! 갈등을 극복한 두 분이 이전보다 훨씬 성숙하게 문제에 대처할 것을 믿습니다.
행복하세요.
Q. 결혼한 지 16년 되었습니다. 아내와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요. 이전에는 잔소리를 많이 하더니 이젠 도가 지나쳐서 마구 공격하고 비이성적이 됩니다. 사소한 것에 화를 내고 물건을 집어 던지기 까지 합니다. 내가 맞서면 싸움이 커질 것 같아서 일단 그 자리를 피합니다. 그러면 전화기가 불 날 정도로 전화를 해댑니다. 말도 거칠어지고 참을성도 없어져 가는 아내가 이제 정신병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솔직히 마주치는 것이 두렵고 싫습니다.
A. 공격적인 태도를 강하게 보이는 아내들 때문에 힘들어 하는 남편이 많습니다. 평화롭게 살고 싶은 남편의 마음을 몰라줘도 정말 몰라줍니다. 입 좀 닫고 조용히 살자고 해도, 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해도 매사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내가 이제 두렵기 까지 합니다. 마주치면 싸움이 일어날 것이 뻔 하기 때문에 남편은 점점 아내와 마주하는 자리를 피하고 맙니다. 불행히도 남편이 피하면서 평화를 찾으려 했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더 심한 아내의 잔소리와 비난적인 태도입니다.
70대 부부가 부부 치료를 시작했었습니다. 50년 가까이 아내의 잔소리에 남편은 넌덜머리가 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함치며 “그만해!”라는 말을 하고 그 자리를 피해왔다고 합니다. “선생님! 이 여편네가 50년 동안 이렇게 비난을 해요. 이전에 내가 잘못한 것을 시시콜콜 들고 나와 내 속을 확 뒤집어 놔요.”
부부 싸움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이유가 배우자로부터 받은 상처, 즉 아픔이 있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 받으면 서운함과 실망감이 생겨납니다. 서운하고 실망을 하면 어떤 사람은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태도(공격, 비난, 대화 시도)를 보이는 사람이 있고, 그 자리를 피해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로 여성이 공격적이고 남성이 회피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이를 ‘몰두형부인/회피형남편 증후군’이라 합니다. 아내는 애착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남편은 두려움이 많아서 회피적인 태도가 많습니다.
뉴스레터 9월 상담 코너에 ‘회피형 남편 끌어들이기’라는 제목으로 글이 나갔습니다. 이번에는 공격형 아내를 내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먼저 나의 회피적인 태도가 아내의 공격 성향을 키운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내가 얘기하자고 할 때 그 이야기를 들어 주어야 반복되는 일이 사라집니다. 위에 언급된 부부의 경우, 50년 동안 남편이 그만하라고 말을 막아 왔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아내에게 그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분노와 실망감을 안겨 주어서 다음에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 더 심하게 표출됩니다. 그렇게 해서는 70년이 지나도 남편이 원하는 평화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결국 아내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해독제는 한가지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불만을 이야기할 때 끝까지 듣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아내의 비난과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대안이 없습니다. 남자들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빨리 대화를 끝내고(해결해주고) 조용히 쉬고 싶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했을 때 휴식이 멀어진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가족치료의 대가인 미누친은 “서로 강하게 결합될 때 홀로 서기가 가능하다”라고 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친밀감이 늘어나고 결합되면 그 사람에게서 떨어져 나오게 됩니다. 즉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화를 내면 다가가서 꼬옥 안아주고 진심으로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태도로 경청해 주세요. 남자들에게 믿기지 않겠지만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아내의 공격이 줄어듭니다. 들어주면 더 심하게 요구할 것 같아서 회피해왔던 남편이었다면 이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법입니다. 아내가 공격을 하는 이유는 남편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확신이 없고 이해받는 다는 느낌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내 뿐 아니라 자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원하는 평화는 회피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야만 생겨납니다.
Q : 저희 부부는 이제 사소한 일만 생겨도 싸움으로 번져요. 남들은 금전, 양육, 시댁 문제로 싸운다지만 저흰 그게 아닙니다. 아내는 사소한 것에 화를 낸 답니다.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일도 절대로 넘기는 법이 없어요. 양말을 바닥에 벗어 놓았다고 잔소리를 합니다. 식탁 위에 이쑤시개를 치우지 않았다고 어찌나 심하게 공격을 하는지 힘들어요. 이제 나도 아내하고 말도 하기 싫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 사소한 문제가 심각한 싸움으로 번져서 두 분 모두 힘드시리라 생각됩니다. 부부는 무엇 때문에 싸울까요? 문제가 사소하든 심각하든 부부가 싸우는 동일한 이유가 있습니다. 큰일도 아니고 방바닥의 양말, 식탁위의 이쑤시개가 심각한 싸움으로 번질 때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소하게 여겨지는 문제, 예를 들면 치약을 중간에 짜 놓은 일로 분노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TV 좀 보겠다는데 폭발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부부 싸움의 표면적인 이유는 화가 났기 때문입니다. 그 사소해 보이는 일이 아내를 화나게 만든 뭔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내는 왜 사소한 일을 못 넘길까요? 조금 깊이 들어가면 분노 속에는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신을 배려하지 않고, 마음을 몰라주고, 부탁을 귀담아 듣지 않은 남편에게 서운합니다. 치약을 깨끗하게 짜달라는 부탁을 무시한 남편이 서운합니다.
서운함은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는 마음에서 생깁니다. 남편이 무시하고 자신을 하찮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TV보다 자신이 못한 존재 같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부부로서 연합된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사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버림받는 느낌과 연결되면 더 이상 아내에게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부부 싸움의 본질은 존재감, 실존의 문제입니다. 소중한 애착 대상인 배우자에게 무시 받고 거절 받으면, 매우 심한 고통이 따릅니다. 우울해지고 죽고 싶은 마음까지 생겨납니다. 부부불화가 심하면 심할수록 사소한 일로도 거부당한 느낌이 강해지기 때문에 싸움은 크게 번집니다. 평소에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지 않는 부부는 사소한 일이 관계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사소한 것으로 싸우는 부부는 정서적 교류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친밀감이 사라지고 부부가 연합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사소한 일로 배우자가 힘들어하면 진지하게 생각하고 귀담아 들어주어야 합니다. 사소한 일로 왜 그러느냐고 무시하면 점점 더 사소한 일로 싸움은 벌어집니다.
자신이 배우자에게 소중하고 존중받는 느낌이 있으면, 부부는 사소한 일로 싸우지 않습니다. 설사 치약을 밟아 놓아도 더 이상 화가 나지 않습니다. 이제 그 일은 그야말로 사소한 문제입니다. 평소 친밀한 부부는 복잡한 일이 생겨도 싸움으로 번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일이 부부를 더욱 결속해 줍니다. 부부 싸움은 친밀감의 문제입니다. 친밀감이 있으면 싸움이 줄어들고, 친밀감을 못 느끼면 사소한 일로도 쉽게 싸웁니다. 평소에 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휴가철입니다. 가족 여행을 싸움 때문에 망치고 싶지 않다면, 평소 배우자의 마음에 다가갑시다. 부부가 여행가서 갈등을 회복하겠노라고 말하면, 나는 그 여행을 적극적으로 말립니다. 십중팔구는 부부 갈등이 더욱 심해져서 돌아 올 것이 빤하기 때문입니다. 평소 서로 대화하여 화해하여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든 다음 여행을 떠나라고 권합니다.
지금 아내가 사소한 일로 싸움을 걸어오면 그것을 사소한 일로 치부하지 말고 심각한 태도로 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그 일이 당신을 괴롭히지 않을 것입니다. 부부가 갈등이 있을 때는 사소한 일이란 없습니다. 부부 싸움은 나를 소중하게 여겨달라는 강력한 항의 표시로 발생합니다.
Q ; 남편의 외도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어요. 하지만 아이도 있고 경제적인 부담도 있으며 저희 부모님께서 이혼만은 안된다고 해서 참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문제인 것은 남편의 태도입니다. 외도가 들킬 때 까지는 내 눈치를 보는 듯하다가 밝혀지고 나서 더 화를 내고 될대로 되라는 식이에요. 지금 외도를 하고 있지 않는 것은 같은데 남편의 무성의한 태도에 울컥울컥 화가 치밀어요. 남편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전혀 반성이 없어요. 과연 우리 부부의 외도 문제도 극복이 가능한지요?
A ; 우선 힘드시겠습니다. 애착 대상에게 받은 상처, 특히 배우자의 배신행위는 잊기 어려운 상처를 남깁니다. 많은 사람이 배우자의 외도로 인하여 손상을 입고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외도는 부부를 예민하게 만들기 때문에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다가 어느 순간 부정적 상황으로 부부를 몰아가기도 합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 대상이 어떤 연예인과 닮아 힘들어 하는 부인이 있었습니다. TV를 보다가 그 연예인이 화면에 비치면 감정이 폭발하여 TV를 던져 부숴버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크리스천 남편이 외도를 범했지만 이후 진심으로 반성하며 아내에게 용서를 빌며 회복해 가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주일 예배 중 찬양이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였습니다. 남편이 그 찬양에 은혜가 되었고 과거의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반성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하나님께 죄를 자복하고 용서를 비는 가운데 흐르는 회개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갑자기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고함을 치며,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상담 과정에서 아내는 찬양 도중 남편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면서 문득 남편이 바람을 피웠던 여자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남편이 그 여자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고 했습니다.
외도는 지우기 어려운 흔적(indelible print)을 남깁니다. 외도가 있으면 회복 불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외도 문제가 다루기 어렵고, 부부의 감정이 격하기 드러나기 때문에 상담을 꺼려하거나 회복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외도가 끼어 있다고 해서 쉽게 이혼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습니다. 경제적인 이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켜야 하고,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부모님에 대한 미안한 마음 등 다시 회복하기를 원하는 부부가 많습니다. 이들은 절실한 심정으로 도움을 받기 원합니다. 그리고 많은 부부가 노력하여 회복되고 있습니다. 분명 회복이 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도를 범한 배우자의 태도입니다. 진심으로 뉘우치고 노력을 할 때 서서히 회복해 갈 수 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각오를 반복해서 표현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받은 상처에 다가가서 이해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떤 부인은 외도 자체보다도 그 이후에 보였던 남편의 태도로 인하여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외도 이후의 이차적으로 주는 상처가 부부 관계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당사자가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면 차츰 회복이 가능합니다.
어떤 남편들은 외도 문제를 꺼내지도 못하게 합니다. 앞으로 잘할 테니까 덮어 버리자고 합니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덮을 것인지 펼칠 것인지는 상대 배우자의 몫입니다. 피한다고 부부 관계는 좋아지지 않습니다. 상처는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나눠야만 사라집니다. 어떤 남편의 경우 외도가 들통 나면서 오히려 큰소리치고 아내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습니다. 나쁜 사람이지요. 외면하고 큰소리치고 함부로 대하면 배우자에게 고통을 가중시킵니다. 외도를 범한 배우자의 태도에 따라서 회복을 향해서 갈 수도 있고 관계가 끝이 날 수도 있습니다.
결혼은 행복이 아니라 순결이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결혼은 행복이 아니라 성숙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외도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어 용서를 구하고 용서하는 과정에서 성숙이 일어납니다. 비로소 행복이 찾아옵니다. 외도로 인하여 고통 받고 있는 부부가 있다면 하나님께 먼저 나아가고, 그리고 배우자에게 나아가서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외도문제를 해결하고 이전보다 더 강하게 연합하는 부부도 많이 있습니다. 두분이 해결하기 힘들 때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 : 아내는 변할 수 없는 사람인가요? 경제관념도 없어요. 미래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고 될 대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따로 공부를 하는 사람도 아니에요. 저는 책도 보고 육아와 행복에 대한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배우는데 아내는 아예 무관심해요. 답답해 죽겠어요. 고치라고 해도 말을 안 듣고, 책을 사다 줘도 읽지 않아요.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답답합니다. 요즘은 고치라고 하면 오히려 화를 내고 대듭니다. 어떻게 할까요?
A : 부모로서 가장 큰 기쁨은 자녀가 변화하여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일 겁니다. 아이가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고 성장하지 않는다면 부모에겐 큰 부담이 되고 근심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차츰 변합니다. 그 변화를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부모입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이 변화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그치고 밀어 붙입니다. 질문을 하신 남편도 책도 사서 주고 조언도 하고 비난도 했습니다. 그런데 변화되지 않는 부인에게 실망을 하셨습니다. 본인은 뭔가 열심히 하는데 화가 나시리라 생각됩니다.
실망이 크고 화가 난 이유는 내가 원하는 대로 배우자가 따라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 잊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부모가 어린 아이를 조급해 하지 않고 그저 바라봐 줍니다. 아이가 한 발짝 걷다가 넘어져도 야단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뒤뚱뒤뚱 거리다 픽 쓰러져도 격려합니다. 발음이 부정확하더라도 ‘엉마, 아바’라는 말 한마디 뱉으면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넘어지고 말을 못한다고 야단치기보다는 사랑의 눈길을 보냅니다. 바보 같다거나 못났다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그 응원에 힘입어 걷고 말하기를 재도전합니다. 실패해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배우자에게 그런 여유를 보이는 사람은 적습니다. 못하면 고함치고 야단합니다. 비난하고 어떨 땐, 경멸하고 무안을 줍니다. 이럴 때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어릴 때나 어른이 되어서도 지지하고 격려해야 변화할 수 있는 힘을 얻는 법입니다. 왜냐하면 긍정적 변화할 것인가 파괴적인 행동을 보일 것인가는 태도가 결정합니다. 비난하고 경멸하는 태도는 상대방을 화나게 합니다. 화가 나면 파괴적인 행동이 나타납니다. 남편이 어떤 태도로 책을 사주었는지에 따라서 아내는 선물로 느낄 수도 있고, 비난받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밀어 붙여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격려하고 위로할 때 변화의 힘을 얻습니다. 자녀와 배우자 모두 그렇습니다. 부부가 서로 옳은 이야기를 하는데도 태도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내가 실수하거나 부족할 때, 비난보다는 격려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갑니다. 그리고 그의 말을 더 잘 따르게 됩니다. 그런 관계에서 힘을 얻어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배우자의 이상을 지지해주고 채워 주는 부부가 행복하게 산다고 합니다. 이를 미켈란젤로 효과라고 합니다. 대리석 속에 숨어 있는 멋진 조각상을 볼 수 있는 사람만이 대리석을 아름답게 조각합니다. 미켈란젤로는 버려질 수도 있는 돌맹이 속 보석을 알아보고 다듬어 주었습니다. 배우자의 부족한 부분을 회초리로 때리지 말고, 그의 장점과 소망을 밀어주고 드러나도록 조각해 주는 남편이 됩시다. 그러면 아내도 남편의 꿈과 비전을 격려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비로소 곰과 여우가 한 집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Q : 지금 각방을 쓴지 9개월이 되었네요. 만나면 서로 으르렁 거리며 싸워서 말을 하지 않고 피하다가 결국 각 방을 쓰게 되었어요. 기본적으로 필요한 대화는 하고 있는데 이렇게 살다가는 말라 죽을 것 같아요. 남편은 이 생활이 좋은 모양입니다. 밤새 컴퓨터 게임하고 아무 일 없는 듯 출근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금슬이 좋은 줄 알아요. 다시 합칠 수 없을 것 같아요. 남편이 선물을 사가지고 와도 반갑지 않고, 집안일을 도와줘도 며칠 하다가 말 것 같아서 그러려니 해요.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관계가 끝나버릴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A : 우선 부인의 고통이 무척 심하겠네요. 관계가 나빠지면 관계 지향적인 여자가 훨씬 힘들어 합니다. 관계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가 여성에게 많기 때문에 관계가 막히면 금단증상을 겪듯이 더 심한 고통을 호소합니다. 그래서 부인은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위해서 친구, 자녀 등과의 관계에 더욱 적극성을 보입니다. 이를 ‘친구 만들기’라고 합니다. 물론 부부 불화 상태는 남편에게도 무척 힘듭니다.
부부가 갈등을 겪을 때 나타나는 세 가지 부정적 고리가 있습니다. 이때 쉽게 빠져 나올 수 없습니다. 반복적이고 의식적인 노력을 통하여 서로 다가가고 반응을 보여줘야 유대감이 공고해집니다. 그런데 부정적 고리에 갇히면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부정적 고리는 평소 의사소통을 잘하는 사람들도 더 이상 대화를 유지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첫 번째 부정적 고리는 서로 공격을 하는 유형입니다. 이들은 배우자가 공격해 오기를 기다렸다가 즉시 반격합니다. 집안이 전쟁터가 됩니다. 상대방이 나쁜 사람이라고 표협합니다. 두 번째는 한 사람이 공격하고 상대방은 방어하고 회피하는 유형입니다. 부부는 배우자가 문제이며,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사람은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상대 배우자는 멀리 도망쳐버립니다. 마지막 유형은 부부 모두 회피해 버리는 유형입니다. 공격-회피 고리에서 공격자가 지쳐서 더 이상 공격을 멈춰버리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상담을 의뢰하신 부부는 부인이 공격하고 남편이 회피하는 유형에 있다가 점차 세 번째 모두 회피하는 유형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내버려 두면 부정적 고리는 점점 강해집니다. 이를 부정적 고리의 자기 강화적 속성이라고 합니다. 긍정적인 고리로 전환하려면 시간과 의지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남편이 일찍 퇴근하거나 가사를 도와줄 때가 있다고 하셨죠? 그때가 기회가 됩니다. ‘저러다가 말겠지’, ‘며칠이나 가겠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못 본 채 했을 겁니다. 사실 남편의 그런 행동은 회복하고 싶다는 표시입니다. 노력하고 있으니 알아달라는 것이지요. 남편이 말로 표현하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남자들은 말보다 향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쉽습니다. 이때 부인은 그러한 노력을 인정해주고 다가가면, 남편들은 안전감을 느껴서 도망치고 회피적인 행동을 줄입니다.
남편이 회피하면 아내는 거부 받는 느낌이 강해지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남편을 더욱 세차게 공격합니다. 남편 역시 의식적으로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회피하면 싸움이 멈출 것 같지만 오히려 싸움은 격렬해 집니다.
부부가 모두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부는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공격하는 아내를 비난하고, 아내는 도망가는 남편을 원망합니다. 아내가 공격하면 남편은 더욱 회피하고, 남편이 회피하면 아내는 더욱 공격합니다. 싫어하는 배우자의 행동을 오히려 내가 점점 강화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배우자를 자극하는 나의 행동이 줄어들 때, 비로소 긍정적인 고리가 살아납니다. 우린 그동안 배우자가 먼저 멈춰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나요? 노력해도 부정적 고리에서 벗어나기 힘들 때는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결혼 10년차 주부입니다. 결혼 전에 칭찬도 많이 듣고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친정의 따뜻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남편과 아이에게 화내고 짜증만 내는 폭군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나를 남편이 비난하면 죽고 싶어요. 화가 나서 이성을 잃기도 합니다. 어제도 말다툼 끝에 전화기를 던져 부수고 말았습니다. 그런 다음 후회도 하지만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반복됩니다. 남편은 나보고 정신과에 가라고 합니다. 이렇게 변해가는 제 자신이 미워집니다. 최근에는 만사가 귀찮고 의욕이 없어요.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도와주세요.
A - 결혼 후 부부관계를 통해서 감정과 행동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점점 난폭하게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힘드시겠습니다. 게다가 자녀에게 거친 말을 뱉고 남편과의 말다툼 끝에 파괴적인 행동을 하고, 그런 다음 후회하고, 다시 반복되고...... 이런 식의 부부관계가 지속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하여 점차 의욕을 잃게 되고 무기력증에 빠지게 됩니다. 집안일이 귀찮고 사람들 만나기도 싫어집니다.
개인은 관계, 특히 소중한 관계의 영향을 받습니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관계는 가족이 아니겠습니까? 어릴 때는 부모, 결혼 후에는 배우자가 가장 중요한 사람입니다. 부모-자녀, 부부관계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특히 이들 관계는 자신(나는 어떤 사람인가?)과 타인(다른 사람은 믿을 만한가?)에 대한 생각을 결정지어 줍니다. 이를 전문용어로 내적 작동모델이라 하는데 나를 움직이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입니다. 어릴 때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은 자신과 타인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삶에 활기가 넘치고, 관계를 잘 맺는 편입니다. 부인이 결혼 전에 타인의 칭찬을 많이 받은 것도 안정적인 부모와의 애착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부인처럼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이 형성된 사람일지라도 결혼 후 부부 갈등을 오래 겪으면, 자신의 이미지가 변하고 사람들 만나는 것이 불편해집니다. 점차 자신과 타인의 평가가 부정적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우울해져서 죽고 싶은 마음도 들고, 참을성이 줄어들어 쉽게 화를 폭발하게 됩니다. 이는 남편과 부인 모두에게 나타납니다. 보통 부인은 분노를 직접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지만 남편은 입을 닫고 도망가는 식으로 항의합니다. 이때 부부는 서로 정신과에 가라고 합니다. 배우자가 정신병자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하지만 부부갈등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은 정신병이 아니라 관계의 문제입니다. 관계가 좋아지면 분노와 우울증이 실제로 사라집니다.
부부는 개인의 문제를 부부 공동의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부부관계가 회복되지 않으면 부인의 화내는 행동을 멈추기 어렵습니다. 정신과를 찾아가라는 말은 오히려 상처를 주고 분노를 유발하여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개인보다는 ‘우리’의 문제로 인정하는 부부가 갈등을 쉽게 해결하고 행복하게 삽니다. 물론 우울증이 심한 경우는 개인 상담이 필요할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부불화로 생긴 우울증상은 부부관계가 회복되면서 자연히 사라집니다. 부인의 아픔, 슬픔, 분노를 이해하려는 남편의 태도가 해독제가 됩니다. 남편의 행복은 부인이 행복할 때 찾아오는 법입니다. 부인이 우울하면 결국 남편도 우울해지고 맙니다. 부인이 살아야 남편이 살고, 남편이 살아야 부인이 삽니다! 부부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한 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Q : 아내가 제가 잘못한 것을 계속 들먹여서 고통스럽습니다. 제발 그만 좀 하라고 해도 화가 나면 여지없이 십년이 지난 것 까지 들고 나와서 저를 자극합니다. 죽을 때까지 아내의 나쁜 기억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이 듭니다. 왜 여자들은 좋지 않는 일을 오래 담아두는지 모르겠어요? 과연 벗어날 수 있나요?
A : 상담하러 오시는 부부 중 대부분의 남편들이 비슷한 불만을 호소합니다. “전 이미 잊고 아무 감정도 없는 문제를 아내는 계속 반복해서 속을 확 뒤집어 놔요! 제 아내는 기억력이 비상한 것 같아요. 심지어 10년 전에 내가 싸우면서 지었던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하는데.... 돌아버리겠어요. 아내의 기억을 지울 수 있는 약 같은 것은 없나요?”
경험주의 가족치료에서는 가족의 감정 교류가 막히면 가족문제가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즉 가족 간에는 활발한 감정이 교류되며 유발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부부와 같이 친밀한 관계에서는 감정교류가 있고 없고는 내가 사랑받고 있는지를 느끼게 만드는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흐르면 거절받는 느낌을 갖게 되고 긍정적이고 따뜻한 감정이 교류되면 그 자체만으로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강렬해집니다. 또한 인간의 감정은 기억력에 영향을 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이 들어 있지 않는 사건은 쉽게 잊어버립니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몰입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영화를 보고 하루만 지나면 대부분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여행을 갔다와서 현장을 세세히 기억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감정몰입의 정도가 남녀 간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여자들은 관계에서 정서적인 측면을 훨씬 소중히 생각하고 남자들은 사실을 중시합니다. 그래서 친밀감을 더 중시하는 아내들이 갈등이 생기면 남편보다 더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남편은 여행, 영화와 같이 부부간에 벌어진 일들도 하나의 사건 정도로 여길 수 있지만 아내는 그렇지 않습니다. 남편은 쉽게 잊고 지내지만 아내는 해결되지 않은 채 마음 깊이 저장되어 있다가 비슷한 사건이 터지면 봇물 터지듯 분출하게 됩니다. 해결되지 않는 감정은 에너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가 터질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상담 중 70대 남편의 말이 떠오릅니다. “선생님! 이 사람은 50년 넘게 이 이야기를 꺼내고 있어요. 이 말만 들으면 화가 나서 고함치고 나가버립니다.” 분명 이 남편만의 대응방식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렇게 하면 평생 아내의 불평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내의 반복되는 불평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아내가 털어 놓을 때 남편이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라집니다. 아마 믿기 어려운 남편이 있을 겁니다. 들어주면 불평이 늘어날 것 같아서 사전에 막아버린 우리 남편들 아닌가요? 지금까지 남편은 그만하라고 회피하기 때문에 아내의 기억을 강화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남편들이여! 남은 삶을 아내가 쏟아내는 불평을 반복하여 들으며 살 것인가? 아니면 오늘 눈 딱 감고 아내의 불평을 끝까지 듣고 받아주어서 여생을 가볍고 행복하게 살 것인가? 아내와 마주 앉아 대화하는 용기야 말로 남편의 가장 중요한 자격입니다. 당신은 분명 이런 남편의 자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늘 한번 해보세요!
Q : 제 남편은 제가 조금이라도 반응을 늦게 보이면 날 무시하냐며 불같이 화를 내요. 어느 날 남편이 말하는데 7살짜리 아들이 딴짓을 하자 분을 참지 못하여 아이를 심하게 때렸어요. 직장에서는 잘하고 관계도 좋은 편인데 유독 가족에게 여유가 없어요. 생일이나 기념일 때도 기분 좋게 외식을 갔다가 뭐에 걸렸는지 심하게 화를 내서 좋은 날 망쳐버린 적이 있어요. 내가 딴 생각에 빠져서 남편 말에 대답이 늦자 그길로 차를 돌려 버려서 가족 여행을 망친 적이 있어요. 남편이 왜 이렇게 돌변하는 건가요?
A : 무시를 받으면 누구나 속이 상합니다. 어떤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무시하면 보복 공격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끝까지 따지고 화를 내고 자신의 명예를 되찾겠다고 반응을 보여서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화를 내는 정도는 개인차가 크게 납니다. 웬만한 일로는 상처받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아주 사소한 일에도 무시를 당했다며 크게 흥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배우자가 하는 특정 말, 행동, 말투, 표정에 버럭 화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을 느낍니다. 극도의 예민한 반응은 과거 중요한 사람과의 경험과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보였던 반복적인 거부행동이 저장되어 있다가 현재 유사한 상황에서 재현됩니다.
제가 상담을 했던 남편은 자신이 말을 하는데 아내가 하품을 하면 격하게 화를 폭발하였습니다. 또 어느 부인은 자신이 이야기 하는 중에 남편이 게임을 하자 컴퓨터를 집어 던져 박살을 낸 적이 있습니다. 이어진 상담을 통해서 이들의 격한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과거에 자신이 얘기할 때 아버지가 하품하며 귀찮아하는 표정을 자주 보였다고 합니다. 부인은 과거 이성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들으며 컴퓨터 게임에 몰두해서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과거의 경험이 지금 비슷한 태도를 보이는 배우자에게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사건이 부부 관계를 순식간에 갈등으로 몰아가는 것을 정서 중심적 부부치료의 창시자인 수전 존슨교수는 ‘원상처(Raw Spot)’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친밀감에 대한 욕구가 무시되고 거부를 당해서 생겨납니다. 원상처가 자극받았음을 암시하는 특징적인 반응이 있습니다. 먼저 감정의 흐름이 순식간에 변합니다. 결혼기념일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행복한 시간을 갖던 부부에게 사소한 사건이 벌어져 순식간에 분위기는 어색해 집니다. 두 번째는 공격의 강도가 부적절하고 예측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엄청 흥분하여 분을 삭히지 못합니다.
제가 아는 후배 정신과 여의사는 원상처를 남편이 자신의 ‘버럭 단추’를 누른다고 표현했습니다. 남편의 특정 태도에 자신이 ‘버럭’ 화를 낸다는 것입니다.
원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부부는 모릅니다. 그래서 이에 자극 받은 사람도, 당하는 배우자도 고통을 겪습니다. 원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을 인식하여 배우자와 나누는 것입니다. 상대 배우자가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취하면 격한 반응은 점차 사라집니다.
최근에 자신 혹은 배우자가 사소한 말과 행동에 지극히 예민하여 부부 관계가 곤란을 겪었다면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배우자와 나눠봅시다. 그러면 부정적이던 부부관계가 긍정적으로 회복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